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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창조력과 문해력

by baewoonam 2023. 11. 6.

연결력이 창조력

 

저는 책 읽기와 창조력은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사람들이 창조력은 뭔가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내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기발한 발상 같은 것을 창의적 산물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아이의 창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것에 얽매이지 않게 해야 하고 규칙 같은 것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런 창조력은 사실은 어쩌면 망상에 가깝습니다. 그냥 우리가 정말 아무렇게나 하는 생각은 창조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오로지 신만이 가능합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창조력은 유에서 유를 통해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결합하고 연결시켜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창조력은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에 있는 것들 중에서 서로 아직까지 연결된 적이 없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이 세상에 유익함을 가져다 주는 무엇을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그래야 창조력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풋이 많아야 창조력이 높아진다

 

근데 흔히들 창조력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기발한 발상은 브랜스토밍 회의를 해보거나 상품의 이름 같은 것을 지어보면 대체로 인풋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워낙 드라마나 영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아주 엉뚱한 주인공이 기발한 발상을 해낸다는 설정이 많이 나와서인지 오해들을 하는데, 엉뚱한 발상은 종종 무의미한 아이디어들로 전락하고 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질까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창조력은 기본적으로 인풋이 많은 사람에게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지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놀라운 과학적 이론을 떠올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그림을 하나도 공부하지 않은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은 해맑기는 하지만 창조적인 산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그런 그림을 ‘낙서’라고 하지요. 그렇기에 어떤 분야에서든 공부가 중요한 것입니다. 읽은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 뭔가 아주 창조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과학의 문외한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불가능합니다. 

 

주입식 교육도 필요하다

 

인풋이 많이 되어야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습니다. 창조력이라는 것은 인풋에 많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주입식 교육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교육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이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은 물론 반대합니다. 그건 잘못됐죠. 하지만  그냥 주식 교육 자체를 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 삶에서 뭔가 사고를 하거나 뭔가 아이디어를 얻거나 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개념, 정보 등은 거의 외워야 합니다. 예전에도 박문호 박사님의 유튜브 듣다가 똑같은 말씀하시는 것 듣고 너무 반가웠는데요. 

 

박문호 박사님도 이렇게 얘기합니다. 어지간한 지식과 정보는 외워야 합니다. 구글에 찾아보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자마자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의 종류가 많아야 더 어렵고 더 힘든 것들을 찾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학습을 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것까지 다 찾아봐야 된다, 그러면 힘들어서 못할 것입니다. 그게 공부의 누적이 필요한 것이죠. 

 

창조력: 낯선 것들을 공감 가게 연결하는 능력

 

현대로 올수록 창조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세상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인접해 있는 여러 가지 것들끼리 연결하면 새로운 것들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서로 이렇게 연결해 보는 것을 인류가 오랜 기간 동안 해오다보니 이제는 더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기가 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다 해놓은 것이지요. 역사책에서 볼 수 있는 위인들이 다 해먹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이어진 적이 없었던 것들을 연결시켜 아주 낯섦을 폭발시켜야 하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낯섦이 여러 사람들한테 공감대를 얻게 될 때 그때 가치 있는 창조력으로 인정받을 수가 있는 건데요. 그게 참 어렵죠. 일단 내가 처음이라고 생각한 ‘연결’을 이미 남이 해 놓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이런 것 있으면 좋겠다, 해서 구글이나 유튜브에 혹시 있는지 찾아보면 거의 대부분 있는 것 말이지요. 내가 처음 연결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면 다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남들이 다 해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창조력이 어려운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그 창조력을 그냥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 발상을 떠올리고 있었다면 그건 아마도 계속 쓸데없는 발상들의 연속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글읽기: 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인풋할 수 있는 방법

 

창조력, 창의력, 상상력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 전에 문해력을 키워야 합니다. 창조력의 바탕에 문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머릿속에 인풋시키지 않으면 창조력이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인풋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글읽기입니다. 동영상 한 편을 시청하는 걸로 사실 책 한 문단 정도의 내용을 인지한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보가 상당히 부족하죠. 말하자면 가장 많은 다량의 지식 정보를 내가 흡수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글을 읽고 책을 읽는 것입니다. 

 

어쨌든 책읽기가 굉장히 이게 구닥다리인 정보 전달 방식 같은데, 따지고 보면 매우 장점이 많고  효율성이 높은 정보 취득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