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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수능적 문해력_수능은 이런 문해력을 요구한다!

by baewoonam 2023. 11. 4.

수능적 문해력'이란 무엇일까?

그렇다면 문해력이 높으면 수능 국어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요?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입니다. 분명히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수준 높은 대화를 많이 해서 문해력이 높다면 수능 국어 시험을 치르는데 매우 유리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수능 국어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대답이 가능한 것은 수능이 요구하는 문해력이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문해력에 비해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감동적인 소설을 감상하는 문해력, 즉 소설에 대한 주관적인 감상을 끌어내는 문해력은 수능에서는 불필요합니다. 수능 국어에도 ‘문학’ 파트가 있지 않냐고 반문하겠지만, 수능 국어의 ‘문학’ 파트에서 요구하는 문해력은 ‘어떻게 느꼈냐’가 아닙니다. ‘어떻게 씌여 있느냐’입니다. 이건 아주 다른 종류의 역량입니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많이 향유했던 학생들이 수능 국어의 문학 파트 문항을 풀 때 무척 고생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글을 이해할 수 있는가?

수능 국어는 우선 '복잡한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수능 국어 시험은 독서와 문학(공통),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이 둘은 선택)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학생들 간의 실력을 변별하는 가장 중심에는 독서 영역이 있습니다. 그런데 명칭이 ‘독서’라고 해서 그냥 책읽는 능력 아닌가 생각하면 오해하는 것입니다. 수능 국어의 ‘독서’가 요구하는 역량은  '복잡한 글'을 읽어내는 능력입니다. 이는 미국의 CCSS(미국의 학력 기준)와 맥락을 같이 하는데요. CCSS에서도 단순한 글이나 재미있는 글을 읽을 수 있는 독서는 '취미독서'의 영역으로 치부한다. 그보다 중요시 하는 것은 '어려운 정보가 제시되어 있는 글을 읽고 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독서'인 '학습독서'의 영역이다. 이를 테면 금융 상품의 사용 설명서나 약국에서 구매한 약의 복약 설명서 같은 글들을 이해하는 능력에 가까운데요. 수능은 대학 수학능력시험이잖아요? 따라서 대학에서 수업을 받을 때 특정 학문의 연구 내용을 소개한 교과서 등을 잘 읽고 이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려는 시험이지요. 따라서 수능은 더욱 복잡한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휘와 문장을 자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

이때 '복잡한 글'을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필수 어휘를 거의 '자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어휘들이 연결된 문장들 역시 거의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능 독서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했다면 기본적으로 어휘력과 문장이해력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다시 강조하지만 어휘력과 문장 이해력은 기본, 즉 베이직일 뿐입니다. 어휘력과 문장이해력을 갖췄다고 해서 수능 독서를 잘 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어휘력이 떨어진다면서 별도의 교재로 어휘를 따로 공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능 국어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수능 국어의 어휘력에는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기출 문제입니다. 나중에 다시 좀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대체로 수능 국어에서 사용되는 어휘는 그동안의 기출 문제에 사용된 어휘로 한정됩니다. 그러니 별도의 교재는 필요없습니다. 기출 문제로 어휘 공부를 하면 됩니다. 이 역시 뒤에 좀 더 상세히 설명드릴게요. 

수능 국어는 수능적 문해력, 즉 역량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수능 국어에 대해 학생이든 학부모든 분명하게 파악해 두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수능 국어는 ‘지식'을 물어보는 테스트가 아니라 ‘역량'을 체크하는 테스트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잘 하느냐'를 테스트하는 시험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수능 국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머릿 속에 많은 지식을 넣는 것보다 글에 씌여진 지식을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수영에 ‘대한' 지식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수영을 잘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수능 국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잘 가공해서 알려주는 선생님이 필요하기 보다는 마치 수영 선수 옆에서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부자연스러운 지점을 지적해주면서 함께 훈련을 소화해주는 코치가 더 필요한 것입니다. 

 

아울러 역량을 테스트하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아는가'를 테스트하는 시험에 대비하는 것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냥 외우면 됩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잠을 줄이면서 한 자라도 더 읽는 쪽이 유리합니다. 과거 ‘학력고사' 시대가 그런 경우였지요. 그러나 ‘얼마나 잘 하는가'를 테스트하는 시험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읽을 수는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도 안되고, 잘못 읽어서도 안됩니다. 마치 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훈련한 대로 실력을 펼쳐내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훈련한 바를 쏟아내야 합니다. 이런 성과를 내려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필요하겠지요. 

 

정리합시다. 수능 국어 시험은 지식이 아닌, ‘수능적 문해력'이라는 역량을 테스트하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따라 자신의 읽기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대비 방식입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수능 국어 시험을 해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블로그의 안내를 받아 자기 나름의 커리큘럼을 만들어 가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