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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수능 독서 문제를 풀 때, 이것만은 하지 마라(1)_밑줄 긋기

by baewoonam 2024. 9. 16.

밑줄, 꼭 그어야 하나?

수능 독서 문제를 푸는 학생들 중에 상당수는 지문을 읽을 때 밑줄을 칩니다. 학원 선생님들도 여러 가지 기호 사용법까지 가르쳐주면서 밑줄을 치라고 가르쳐주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가급적 학생들이 수능 독서 영역을 풀 때 밑줄을 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문제를 푸는 스타일이 달라서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효율, 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시험을 치르는 동안 밑줄을 긋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밑줄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첫째. 시간이 많이 듭니다. 사실 입으로 소리 내어 읽을 때보다 눈으로만 읽을 때 읽기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당연히 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읽으면 소리 내어 읽을 때보다 속도가 더 느릴 것입니다. 근데 진짜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선택’하는 시간입니다. 저도 예전에 밑줄을 치며 지문을 읽어보아서 압니다. 어떤 데다 밑줄을 쳐야 하나, 그걸 선택하는데 은근히 시간이 많이 소모됩니다. 1초가 아까운 시험 시간에 매우 비효율적인 것이지요. 

 

모든 문장이 다 중요하다

둘째, 밑줄을 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문에 핵심적인 내용이 없어서는 아닙니다. 당연히 주요 문장이 있고 그것을 상술하는 문장도 있고 예시를 드는 문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능 독서 영역은 ‘시험’이잖아요. ‘시험’에서는 반드시 중요한 내용만을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수능 지문에서 문항의 각 선지 정답 근거로 사용된 문장들을 삭선하면서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선지의 근거로 사용됩니다. 두 번 세 번 근거로 활용되는 문장도 별로 없지만 근거로 사용되지 않는 문장도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문에 언급한 내용을 알뜰하게, 모두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중요한 문장은 있지만, 중요하지 않은 문장은 없는 것입니다. 밑줄을 그으려면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어야 하는 셈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

셋째, 이건 둘째 이유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요, 밑줄 그은 문장 때문에 다른 근거가 안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예쁜 친구 주변의 아이들은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처럼, 밑줄 그은 문장에 눈길이 팔려 그 바로 옆에 있는 문장을 자꾸 놓치게 되는 것이지요. 수능 시험처럼 긴장감 높은 시험에서는 정말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밑줄 칠 시간에 지문을 이해하라

넷째, 이게 제일 중요한데요, 밑줄을 긋느라 지문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소화할 시간을 빼앗긴다는 점입니다. 지문을 이해해야 문제가 빨리, 잘 풀리는데 지문을 이해하는 대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장에 밑줄 긋기 바쁜 것이지요.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깃발 꽂기하듯 하라

수능 시험에서 독서 영역 지문을 읽을 때는 ‘깃발 꽂기’를 생각하세요. 어느 문단에서 무엇을 다루었는지 표시만 해 두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개념 설명이 되어 있는 개념어에 동그라미를 치고, 철학자나 학자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권합니다. 문제를 풀면서 근거확인이 필요해서 지문으로 돌아갈 때 해당 부분을 금방 찾을 수 있도록 깃발을 꽂아 놓는 것처럼 하라는 것입니다. 마치 책을 읽다가 인용할 부분이 있으면 포스트잇을 붙여 놓듯이 말이지요. 

 

수능 국어 시험은 예전에도 한번 언급했지만 역량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면서 동시에 속도를 테스트하는 시험이기도 합니다. 빠르게 답을 골라내는 것도 중요한 시험이라는 뜻입니다. 그러자면 시험에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최소화할 때 좋은 성적을 얻게 될 것입니다.